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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진주의료원 폐업 수순밟기
2013-05-22 오후 1:40:27 게재
명분축적용 여론조사·감사 … 건물방호계획 수립
경남도가 사실상 진주의료원 폐업을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기획감사와 여론조사 등을 통해 폐업 명분축적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건물방호계획 등 물리적 대책도 수립 중이다.
경남도 정장수 공보특보는 21일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를 한 결과 폐업에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남도가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9일 도내 19세 이상 성인 남녀 2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폐업 찬성 의견이 41.3%로 폐업 반대 37.5%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밀접한 진주시는 폐업 찬성 40.5%, 반대 51.5%로 반대가 10.6% 포인트 높았다.
문제는 설문이 찬성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많다. ARS 방식의 질문은 '노조는 공공의료의 포기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경남도는 강성노조의 지나친 경영간섭과 구조개혁 거부로 인해 이미 공공성을 상실한 진주의료원에 더 이상 도민의 세금을 쏟아부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귀하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돼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의 조사에서 설문이 편파적으로 이뤄진 것인데도 그만큼 반대가 많은 것은 문제 제기를 하는 도민이 많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지난 6~7일 석영철 도의원(통합진보당)이 다른 설명없이 찬반을 물어 조사했을 때는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의견이 54.9%로 찬성 31.7%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앞서 경남도는 20일 진주의료원에 대한 특정(기획) 감사를 발표했다.
감사결과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로 25억7000여만 원의 재정손실을 입었으며, 단체협약의 경우 134개 조항 가운데 42개 항이 법과 규정을 위반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실정으로 파악됐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진주의료원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총체적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밝혀 사실상 폐업을 촉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재정손실의 대부분이 관리자에 의한 관리운영 부실로 드러나고, 단체협약 관련 지적은 노동관계법을 전면 부정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폐업을 위한 '짜맞추기 감사'라는 지적이다.
홍준표 경남지사 등 경남도 수뇌부는 최근 남아있는 환자에 대한 대책, 진주의료원 건물 방호계획, 농성자 대책, 건물 재활용 방안 등 폐업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잇달아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도의회의 조례처리와 상관없이 폐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남도의회는 22일 폐업조례 처리 유보시한이 끝나 23일 본회의를 열고 조례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야권은 반대하지만 새누리당은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보건의료노조는 23일 오후 1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진주의료원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또 다시 충돌이 예상된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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