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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필요한 정보가 없다 - 조경래(경남리서치 대표)
각 정당의 대통령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어떤 정당에서는 이미 본선에 출전할 후보를 확정지어 놓았고, 후보를 확정짓지 못한 정당에서는 본선 출전 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각 정당의 뜨거운 열기와 다르게 국민의 시선은 차갑고 냉랭하기만 하다. 우리가 선거를 하는 일차적 이유는 민주주의의 실천이라는 큰 목적이 있다. 그리고 다소 진부한 것 같지만,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하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선택결과에 대한 책임을 함께하자는 목적도 있다. 즉 국민에서 무거운 선택의 책임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각종 선거과정을 지켜보아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매번 선거가 있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은 각 정당별 출마후보의 공약, 경력, 정책 등에서 특별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고, 언론매체의 토론이나, 선관위를 비롯한 관련단체 등에서 제공되는 정보나 수준도 유권자가 원하는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였다.
일반적으로 각종 선거관련 조사에서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정책, 공약, 경력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응답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아마도 언론방송매체나 관련기관 및 단체의 홍보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지만 유권자가 실제선거에서 후보의 공약, 정책, 경력을 얼마나 알고 지지후보를 선택했는지는 장담할 수 없고, 그것들이 각기 다른 선거의 선택기준으로서 적절했는지도 단언할 수 없다. 나는 선거의 종류,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의 역할에 따라서 유권자의 후보선택기준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공되는 정보의 수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원은 행정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고, 기초자치단체장, 광역단체장등은 임기동안 해당 자치단체 전체 주민의 삶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며, 한 나라의 대통령은 임기동안 한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이렇듯 선거마다 다른 특성이 있고,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이 하는 역할도 다르기 때문에 마땅히 선택의 기준 또한 달라져야 하고 제공되는 정보의 수준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물론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를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하는 역할에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당연히 공약도 달라야 하고, 요구하는 도덕성의 수준도 달라야 하며, 역할에 걸맞게 철학도 달라야 할 것이며, 자질 검증의 수준 또한 달라야 할 것이다.
요즘 TV나 신문을 보면 대통령후보에 대한 각종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아마 후보의 토론을 보면서 후보를 검증하고 선택하라는 배려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떤 매체를 보아도 토론내용, 정보제공의 차별성을 발견할 수 가 없다. 제대로 된 토론도 없고, 제대로 된 후보검증도 없으며, 제대로 된 정보제공도 없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법적으로 검증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면 관련기관에서 여과 없이 검증하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후보에게 도덕적으로 검증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언론매체 등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후보가 제시하는 정보만 제공할 것이 아니라 해당전문가들을 통한 분석과 공약의 실현 타당성에 대한 정보제공이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선거와 관련해서 이러한 일들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토론이나 정보제공은 오히려 유권자에게 혼란만 가중시켰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기준만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또한 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되는 동안 선거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언론매체, 시민단체, 정당, 정부, 선관위, 기타 선거관련 단체의 역할변화를 기대해 본다. 그것이 유권자가 선택함으로서 감수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 경 래 (경남리서치 대표)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652681
기사입력 : 2007-10-02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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