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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포럼]
`여론조사` 어떻게 보아야하나
조경래 경남리서치 대표
`여론`이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이다. 여론에 의하여 정부의 정책이 결정
되고， 정당 및 한 개인의 운명이 좌우（左右）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
고 있다. 여론의 힘을 실감하게 하는 현상들이다.
4.15 총선 및 6.5 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언론사는 서로 경쟁이라
도 하듯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 또는 인용했다. 조사기관 및 언론사에 따
라 그 결과도 많이 달랐다. 어떤 결과가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여
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반인에게 여
론조사는 생소하고， 잘 알지 못하는 영역임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조금만 더 알고 나면， 좀 더 재미있고， 좋은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믿을 수 있는가. 결론은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조
사를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사결과는 조사자체보다는 조사기관
의 운영자 및 실무자의 전문성， 능력， 가치관 등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전문성을 가지고 실
시한 여론조사는 그 어떤 데이터보다도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며， 좋
은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고， 믿을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에도 조사기관의
인위적 의도가 배제되어야 하고， 조사결과를 무리하게 작위적으로 해석하
는 것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여론조사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방법으로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전화여론조사， 우편조사， 직접면접조사 등이 있다. 일반적으
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방법은 전화여론조사이다. 아마 각종 여론조사의
90%이상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전화조사는 전화번호부에 나와있는 모든
전화번호를 조사 대상집단으로 하는 것이다. 전화가 없거나 전화번호부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조사에서 제외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엄격히
말하면 선거와 관련된 대부분 조사결과는 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표본오차란 무엇인가. 표본오차란 조사결과를 해석할 때 표본의 추출에
서 발생할 수 있는 근원적인 에러의 범위이고， 결과의 해석에서 가장 많
은 오해를 만들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면 모 선거구 표본 500명
에 여론조사 결과， A후보가 40.0%， B후보가 36.0%의 지지를 받았다고 가
정할 경우 A후보의 지지율이 B후보의 지지율보다 단정적으로 높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표본오차 ±4.39%（95%의 신뢰수준）를 고려하면 A
후보는 35.6∼44.40%의 지지를 받고 있을 수가 있고， B후보는 31.6∼40.4%
의 지지를 받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A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을 수
도 있고， B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을 수도 있다.
여론조사에서 표본이 몇명 정도면 믿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여론조사
를 해석함에 있어서 단지 몇명을 조사하였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전
제조건은 표본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추출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과학적으
로 추출된 적정 표본（약450명） 이상의 조사결과는 신뢰할 수 있는 수치이
다. 표본 450명일 경우 약 ±4.62%， 두 배가 넘는 표본 1000명은 ±3.01%
의 표본오차를 안고 있다. 표본이 두 배가 넘는다고 해서 조사결과의 신뢰
성이 두 배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과학적으로 추출
된 표본 400명의 조사결과와 500， 1000， 1500， 3000명의 조사결과 차이
가 심하지 않음을 직접 확인했다.
조사결과는 무엇에 대한 조사결과인가. 여론조사는 대개 구조화된 설문지
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즉 미리 구성된 시나리오에 대한 응답결과이다. 조
사의 결과는 조사에 사용된 질문에 대한 조사결과이므로 무리한 확대해
석， 재 해석 등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언론 및 조사기관에서는 조
사결과를 공표 또는 공개할 때에 당연히 조사질문을 밝혀야 한다. 이상과
같은 몇 가지만 알고 여론조사를 해석하더라도 좀 더 유용한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론 만능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론이 정론이 아니라는 사실과 여론조사의 결과는 어느 한 시점에서 응답
자의 태도나 행위， 믿음과 속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측정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41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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