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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지방선거에 대한 작은 생각
2006년 우리나라의 큰 축제인 -정말 축제가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4대 지방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여론을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도 있다. 혹자는 `봄날'이라는 표현으로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말하자면 “돈 좀 벌겠다”는 은유적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못하다. 왜냐하면 여론조사 결과가 후보들의 평가기준으로 작용하고 있고, 그로 인하여 많은 후보가 본선경쟁에서 탈락하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포기하는데- 물론 여론조사의 결과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다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본의 아니게 그분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장애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흔히들 선거를 전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 만큼 개인을 비롯한 각 정당에게는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후보자는 당선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독약이라도 마실 분위기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감히 그분들에게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다. 선거는 전쟁이 아니고 축제여야 하고, 그 축제의 장을 기분 좋게 즐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나 이 말이 그분들에게는 공허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다.
세상에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물론 보기에 단번에 어떤 작은 술수로써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만큼의 노력과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반발하고, 의심하는 이유는 그 룰의 공정성 때문일 것이다. 나는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어느 후보라도 나름대로의 가치와 역량을 지니지 않은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후보든지 당선되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약 출마를 결심한 후보가 그런 자신이 없다면 당장이라도 그 꿈을 접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각 정당 및 공천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께서 해 주어야 할 역할은 너무나 단순하다. 후보자를 비롯한 유권자들이 보편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규칙을 만드는 작업과 정해진 규정안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축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행, 관리, 감독하는 일을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시작되면서 언론 및 일반유권자들 사이에 많이 거론되었던 문제가 있다. 그것은 지방선거 후보자의 공천권이 실질적으로 해당지역 국회의원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의중이 공천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 분들이 민심을 얻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고, 민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고 있기에 무리수를 두어 민심을 거스르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유권자의 의식수준을 과거처럼 생각하여 선택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선거로 인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후보를 선택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에게, 각 정당의 관계자 분들에게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바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작은 길을 가려고 하면 찾고자 하는 길이 어렵고 험난하지만, 큰 길을 선택하여 따라가면 지금의 고민이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길보다는 큰 길을 선택하여 가시기를 희망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출마를 한 모든 분들에게 당선의 영광이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분들이 후회 없는 축제로 지방선거를 즐기시기를 기대하고, 당선의 영광도 함께 누리시기를 기대하며….(조경래 경남리서치소장)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555939
기사입력 : 2006-03-23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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